달리기 회고
달리기를 처음 시작한건 지금으로부터 3년전..이었던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계획했던 것들을 모두 뒤로하고 무기력하게 집에서 대학교 막학기를 다니고 있었을 때, 근거 없이 초조한 마음과 무기력한 몸을 깨끗하게 만들고자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달리기였는데,얼마전까지만 해도 달리기의 재미를 몰랐다
어떻게 페이스와 호흡을 조절하는지 몰랐고, 달리는 시간이 길고 지루하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그 때, 달리기 하러 나갈 때는 기쁜마음보다 막막한 마음으로 나갔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리기는 종종 나에게 마음을 환기시키는 창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올해들어서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저녁시간이 많기도 했고, 팀 슬랙 채널에서 오운완 챌린지를 팀원들과 함께 하면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호기롭게 530 페이스로 달려보자! 했는데 그러다보니 달리는 거리가 2km에서 머물렀었다. 달리기를 하고 나면 정말 숨 턱턱막혔고, 온몸이 새빨게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빠른 속도가 주는 쾌감(?)이 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달리다보면 평생 2km만 달리다 끝날 것 같아서 어느날 페이스를 630으로 낮췄고, 그 날 4km를 뛰었고, 4km를 뛰다가 발목이 아파서 러닝화를 바꾸었더니 5km를 뛰었다. 그리고 5km를 달리면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페이스가 줄어들고 있었다. (약 10초씩?)
그리고 오늘 또 다시 달리기 선배 친구의 조언을 들어ㅎㅎ코로만 숨을 쉴 수 있을 정도+옆에 사람이 있다면 대화할 수 있는 정도로 페이스를 낮췄고 7km를 뛰었다..! 7km를 뛰는동안 숨이 찬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고, 정말 안정적으로 페이스를 유지했다. 마지막까지 와서도 힘들다는 느낌은 없었고, 원한다면 더 뛸 수 있을 정도였다. 다만 너무 무리하지 않도록 처음 목표했던 7km에서 멈추었다.
이렇게 달리기를 하면서 느낀 점들은 아래와 같다.
첫번째, 오래 그리고 멀리 나아가기 위해서는 빠르게 달리기보다는 나만의 페이스로 달려야한다는 것이다. 나만의 페이스는 내가 힘들지 않고 ‘평온한 때’라는 것이다. 너무 빠르게, 힘들게 달리면 멀리 못 달릴 뿐만 아니라 근육통이 와서 다음날 달리지 못한다.
두번째, 남들과 나를 비교 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다.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인스타그램의 러닝 피드를 보면 10km를 500 페이스로 달리는 여성분들도 많고, 달리기를 시작한지 고작 몇개월만에 풀코스 완주를 한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그 사람은 그 사람만의 훈련법이 있었을 뿐이고, 나는 나만의 훈련이 있을 뿐이지 결코 내가 못하고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렇듯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좇는 기준으로 나의 목표를 잡기 보다는, 나만의 목표를 설정해야한다. 애초에 우리는 올림픽에 나가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그냥 스스로의 만족을 위한 운동일 뿐이란걸 잊지말쟈..😶
결론적으로, 행복하다면 OK입니다 🙆♀️ 달리기가 즐겁다면 OK다! 기록이 어떠하든, 실력이 느는 속도가 어떠하든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다 😆
달리기를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는 것 같다. 몸의 단련 뿐만 아니라 마음의 단련도 되고, 어떻게하면 오래, 멀리 꾸준히 달릴 수 있는지 스스로 찾아가게 되는 과정들이 참 즐겁다. 이제 달리기는 나에게 움직이는 명상같다. 힘들다는 감각보다는 평온하다는 감각이 더 앞선다. 달리기를 했을 때 오는 마음의 평온함과 뿌듯함이 너무 좋아서 계속해서 달리게 된다. 이 뿌듯함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삶과 자아를 지탱해주는 것 같다.
요렇게 꽤 오랫동안 달리기를 하면서 비로소 달리기를 정말 즐기고 있는 ‘취미’로서 말 할 수 있게 되었당 허허.. 예전에는 정말 5분 안쉬고 달리는 것도 힘들었는데 이제 거의 50분을 안쉬고 달리다니.. 많이 컸다 🥹
사실 이렇게 말했지만 달리기를 나갈 때 마냥 룰루랄라 나가지는 않는다,,언제는 정말 몸이 천근만근 같지만 꾸역꾸역 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즐거울 때 열심히 달려보자!!! (언제 질릴지 모름)